에너지 정책의 속사정

권효재 대표는 “에너지는 물과 공기처럼 있을 때는 고마움을 모르지만, 끊기면 곧바로 생존의 위기로 이어지는 자원”이라고 강조하며,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안정적 공급’을 꼽았다.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에 90% 이상을 의존하고, 그중 93%를 수입하는 한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누군가 바다를 막아버리면 우리는 방법이 없는 나라”라고 경고했다.

또한 권 대표는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서 한국이 처한 이중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제조업 비중이 높고,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매년 GDP의 3~4%를 30~40년간 투자해야 하는 초장기 과제”라며, “정치적으로도 인기 없는 선택이지만, 우리 손자 세대의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투자”라고 말했다.

에너지 믹스와 관련해서는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올인’식 접근을 경계했다. 권 대표는 “어떤 에너지원이든 전체 전력의 40%를 넘기면 위험해진다”며 “원전이든 재생에너지든 석탄이든 한 가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연료 공급 차질이 발생했을 때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비중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에 대해서도 “현재 30%대 초반 수준을 유지하며, 다양한 에너지원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확대에 대해서는 분명한 방향성과 함께 ‘비용과 속도’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을 주문했다. 그는 태양광·풍력·ESS·전기차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재생에너지를 단기간에 급격히 늘리면 숨은 비용과 시스템 불안정성이 커진다”며 “전환의 속도를 정직하게 설명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정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전기요금 논쟁과 관련해 “전기차는 개인에겐 연료비 절감, 국가에겐 석유 수입 감소 효과를 동시에 주는 좋은 수단”이라며 “에너지 전환을 ‘환경’이 아니라 ‘무역·달러·안보’ 문제로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과 정치의 역할도 강조됐다. 권 대표는 “데이터센터는 유치하고 싶지만, 송전선로와 변전소는 싫다는 태도로는 AI 경쟁도, 에너지 안보도 지킬 수 없다”며 “전자파 공포, 님비 현상 등을 과학과 토론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령 재생에너지 설비는 허용하면서도 실제 전력 절감이나 온실가스 감축 성과는 묻지 않는 식의 ‘형식적 규제’를 버리고, 결과 기반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규제 프레임워크 개혁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미래와 관련해 그는 “식량의 85%, 에너지의 93%를 수입하는 나라이지만, 위기를 집요하게 공부하고 대비하는 국민성을 가진 나라가 또 어디 있겠느냐”며 “대한민국은 조건만 보면 취약하지만, 국민의 역량과 근성 덕분에 앞으로도 위기를 넘어갈 잠재력이 크다. 정치가 그 힘을 묶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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